▪︎ 자나깨나 말조심, 이제는 이모티콘도 조심해야 하는 세상. NFT 열풍이던 2021년, 대장주 대퍼랩스 (NBA Top Shot 운영사)가 증권법 위반 혐의로 고소됐었음. 그리고 이를 취하해 달라는 대퍼랩스의 요청이 최근 법원에서 기각됨, 이모티콘을 썼다는게 이유. 정확히는 NFT 홍보 트윗들에 로켓·돈가방·주식차트 모양의 이모티콘을 쓴 것이 투자 수익을 함의했다는 것. 자산의 증권성을 판단하는 Howey Test의 항목 중 하나가 '투자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지' 여부. 향후 관련 규제들에, 이모티콘 사용이 변수가 될지 관심-ing

▪︎ 일단은 이모티콘이 해당 내용으로 지적된 전례가 없어, 사법 당국이 발언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더 큰 상황. NFT, 나아가 블록체인 커뮤니티는 트위터·디스코드에서 홍보하고 자유롭게 소통하는 것이 보편화. 격식있는 용어 대신 "FOMO (Fear of Missing Out; 기회 놓칠까봐 걱정)" 등의 은어나 이모티콘을 자주 사용. 최종 판결에서 이모티콘이 증거로 채택되면, 여타 블록체인 프로젝트들도 증권성 심사에 놓일 위기. 급기야 자신의 트윗에 이모티콘 사용 '면책 조항'을 추가해버리는 유저도 등장

▪︎ 문제의 탑샷 NFT는, NBA 경기 하이라이트 클립을 수집품처럼 소유할 수 있게 만든 컬렉션. 각 하이라이트는 희귀도에 따라 발행량이 제한 (예를 들어 결승전 장면은 5개 vs 일반 경기 장면은 5000개). 제작사는 무작위 장면이 나오는 카드팩을 팔고, 유저는 전용 거래소에서 NFT를 사고 팔 수 있는 구조 (수수료 5% 뗌). NBA와 정식 라이센스 계약 & 케빈 듀란트 등 유명 선수들이 언급해 인기. 2021년 서비스 시작, 누적 거래 금액 10억불 & 가장 비싸게 거래된 단일 NFT는 르브론 제임스의 2020년 결승 6차전 장면 (@23만불)

▪︎ 대퍼랩스는 탑샷 NFT가 (마치 유희왕 카드처럼) 매니아들의 수집용에 불과하다고 주장. 그러나 법원이 지적한 가장 큰 문제는, 탑샷 NFT 거래가 대퍼랩스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Flow 블록체인 상에서만 제한된다는 것. 많은 NFT는 이더리움 등 외부의 분산된 블록체인을 활용하나, 보통 트랜잭션 비용 (이용 수수료)가 비쌈 (NFT 단순 전송에만 10불씩 들수도). 고객이 부담하는 이 트랜잭션 비용을 낮추기 위해 Flow를 도입했으나, 상품 제작+거래 플랫폼을 동시에 운영하는 것은 투자자의 이익을 침해할 소지 있다고 본 듯

▪︎ 분명 악재인데, 규제 가이드라인이 보다 명확해지는 계기가 될 가능성. 업의 본질 자체는 계속 상승세, 해외에서는 스포츠 카드의 인기가 예전부터 엄청났는데, 글로벌 스포츠 카드 거래 시장은 이미 13억불 이상 (2021년 기준), 앞으로도 고속성장 기대 중. 업계에선 블록체인 기술 접목에도 주목하는 분위기. 실제로 실물 카드 시장을 선도했던 Panini America는 독자적인 블록체인까지 개발한 상황. MLB의 경우 2021년도에 실물 카드사 Topps와의 장기간 파트너쉽을 종료하고, 디지털 카드를 준비하는 Fanatics와 손 잡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