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코스피가 15일 하루에만 7.57% 빠졌음 (5,554로 마감). 장중 낙폭이 8%를 넘어서자 코스피·코스닥 둘 다 서킷브레이커가 걸려 거래가 20분씩 멈췄음. 서킷브레이커는 지수가 너무 빨리 빠질 때 장을 강제로 세워 숨을 고르게 하는 장치. 7월 말 폭락 이후 가장 크게 빠진 하루였음. 이달 초 7,000선이던 지수는 반등 한 번 없이 7거래일 연속 밀렸음. 6월 꼭대기와 비교하면 40% 가까이 날아감
◾판 건 외국인. 15일 하루에만 3조6천억원어치를 던졌음. 이달 들어 8거래일 연속 팔아 치운 게 17조8천억원인데, 그중 절반이 넘는 9조3천억원이 SK하이닉스 한 종목. 외국인이 던진 물량은 개인과 기관이 고스란히 받아냈음. 한국 증시는 사실상 반도체 두 종목 장. 9월 평균으로 코스피 시가총액의 절반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였음. AI 반도체를 팔고 싶은 외국인한텐 한국이 제일 손쉬운 출구라는 뜻
◾급락의 출발점은 미국 물가. 14일 나온 미국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높은 3.7%로 나오자 연준이 금리를 더 올릴 거란 걱정이 붙었음. 같은 날 미국 반도체주를 묶은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4.3% 빠졌음. AI 데이터센터를 빚으로 짓는 코어위브 (CRWV)는 채권값이 액면의 80% 아래로 떨어지며 부실채권 취급을 받기 시작했음. 그러자 AI에 쏟아붓는 돈을 결국 누가 갚느냐는 의심이 시장 전체로 번졌음
◾실적이 좋아도 안 먹히는 중. 삼성전자는 8일 국내 기업 최초로 분기 영업이익 100조원을 넘겼음 (3분기 잠정 107조4천억원). 근데 주가는 그 뒤로 내리막을 타다 15일 하루에만 9.48% 빠졌음. 시장이 보는 건 지난 분기 이익이 아니라 메모리를 사 가는 AI 회사들의 지갑 사정. 거기서 꺾이는 신호가 나왔음. 앤스로픽 분기 매출은 2분기엔 2배 넘게 뛰었는데 3분기엔 45% 느는 데 그쳤음. 고객 성장이 느려지면 메모리 주문도 느려질 수 있음
◾주식시장만의 얘기도 아님. 9월 한국 수출의 절반이 반도체였음 (603억불). IMF가 15일 아시아 올해 성장 전망을 4.8%로 올린 것도 AI 인프라 수요 덕에 한국·대만의 공장과 수출이 살아났기 때문. 근데 같은 보고서에서 IMF는 AI 수요가 꺾이면 공급망 한가운데 있는 아시아가 특히 크게 맞는다고 경고함. 성장률을 끌어올린 그 수출이 꺾일 땐 성장률을 끌어내린다는 뜻. 코스피는 그 경고를 수출 통계보다 먼저 가격에 매기는 중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3분기에 1년 전보다 22% 줄었음 (2억5,530만 대). 시장조사업체 IDC 집계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 감소폭. 업계가 각오하던 급감이 결국 현실이 됐음. 원인은 AI. 데이터센터가 메모리를 쓸어 가면서 메모리 원가가 작년보다 약 350% 뛰었음. 비싸진 새 폰 대신 쓰던 폰을 더 오래 쓰는 소비자가 늘었음. 게다가 아직 바닥도 아님. IDC는 시장 회복이 빨라야 2028년에나 가능하다고 봄
◾이제 폰 원가의 주인공은 메모리. 중간 가격대 폰은 1년 새 만드는 값이 절반 넘게 올랐음 (+52%). 그 원가의 40%가 메모리 몫. 플래그십에선 D램이 폰의 두뇌인 AP를 제치고 가장 비싼 부품이 됐음. 메모리 값 오름세는 3분기에 좀 느려졌지만 여전히 두 자릿수로 오르는 중. 타격은 싼 폰일수록 더 큼. 200불 아래 저가폰은 원가가 70% 뛰었는데 거의 전부가 메모리 탓. 폰 값을 그만큼 못 올리면 고스란히 손해
◾그래서 중국 업체부터 무너지는 중. 오포·비보·샤오미는 출하량이 1년 새 30% 안팎씩 줄었음. 셋 다 저가폰 비중이 큰 회사들. 값을 올리면 안 팔리고, 안 올리면 남는 게 없음. 반면 삼성은 5.8%, 애플은 4% 줄며 선방. 두 회사는 비싼 폰 위주라 메모리 값을 가격에 얹을 여유가 있었음. 덕분에 쪼그라든 시장에서 둘이 합친 점유율은 37%에서 45%로 커졌음. 1위 삼성과 2위 애플의 차이는 50만 대밖에 안 됨
◾한국 소비자도 체감하는 중. 삼성은 이달 1일부터 갤럭시 S26 시리즈 국내 출고가를 15만원 가까이 올렸음. 기본 모델도 이제 140만원대 (256GB 125만4천원 → 140만3,600원). 4월엔 고용량 모델만 올렸는데 이번엔 256GB까지 손댐. 메모리 값 부담이 업체에서 소비자로 넘어가는 단계. 수요가 약한데도 일부 폰 업체는 내년에 부품이 더 귀해질 걸 대비해 생산 계획을 늘렸음. 안 팔리면 그 물량이 2027년 재고로 쌓일 수 있음
◾삼성은 한 회사 안에서 양쪽을 다 겪는 중. 3분기 사상 최대 이익은 사실상 메모리를 파는 반도체 부문 몫. 증권가는 반도체 부문 이익을 104조~109조원으로 추정함. 회사 전체 이익 107조원보다 많을 수도 있다는 계산. 폰·가전 부문은 적자였을 거란 추정까지 나옴. 폰 사업부가 반도체 부문이 값을 올린 메모리를 사다 써야 하는 고객이기 때문. 사업부별 숫자는 이달 말 확정 실적에서 나옴 (갤럭시 값 인상분 일부는 돌고 돌아 삼성 반도체 이익이 됨)
◾밈코인의 생애 주기는 생각보다 더 짧음. 블록체인 데이터 업체 코인메트릭스가 2023년 말 이후 나온 밈코인 약 150개가 태어나서 죽기까지를 추적했음. 보통의 밈코인은 상장하고 2주 남짓 만에 꼭대기를 찍었음 (중앙값 17.2일). 넷 중 하나는 이틀도 못 버티고 꺾였음. 고점을 찍고 1년쯤 지나면 95% 빠져 사실상 죽은 코인이 됐음. 한 번 꺾인 코인이 다시 고점을 되찾은 건 30개 중 하나꼴에 그쳤음
◾그마저 후하게 잡힌 숫자. 추적한 건 거래소 상장까지 살아남은 코인뿐이기 때문. 펌프펀 같은 런치패드 (누구나 몇 분 만에 코인을 찍어 바로 거래까지 붙여 주는 플랫폼)에서 막 찍혀 나온 코인은 이보다 더 빨리 사라짐. 살아남은 코인도 300일 뒤면 절반 넘게 첫 거래가의 10%로 쪼그라듦. 트럼프 대통령 공식 밈코인 (TRUMP)도 지금은 상장가 아래에서 거래되는 중. 대통령 이름값도 수명은 못 늘려 줬음
◾가장 최근 사례가 헌터 바이든 (바이든 전 대통령의 아들)의 '랩톱' 코인 (LAPTOP; 2020년 대선 때 논란이 된 그의 노트북에서 따온 이름). 9월 9일 나오자마자 꼭대기를 찍고 한 시간도 안 돼 98% 미끄러졌음. 그렇게 빠진 뒤에도 몸값이 16억불이었을 만큼 돈이 몰렸음. 근데 출시 전부터 전체 물량의 10%가 프로젝트 쪽 지갑에 따로 옮겨져 있었음. 한 달 남짓 지난 지금은 개당 8센트 안팎, 사실상 휴지 조각
◾판 전체도 쪼그라드는 중. 밈코인 시가총액은 2024년 12월 정점의 5분의 1 수준 (1,506억불 → 315억불). 밈코인 공장 펌프펀은 월 매출이 작년 9월보다 20% 넘게 줄었음. 새 코인을 찍고 사고파는 사람이 그만큼 줄었다는 뜻. 6월 바닥에선 두 배 가까이 올라왔지만 작년 수준엔 못 미침. 대표 밈코인들조차 실제로 거래하는 지갑이 고점의 7% 이하만 남았음. 사는 사람도 파는 사람도 같이 빠져나가는 시장
◾밈코인 판이 식는 사이 커진 곳은 예측시장. 칼시 (미국 당국 인가를 받은 예측시장)·폴리마켓 (코인으로 베팅하는 예측시장) 거래액은 월드컵 베팅까지 몰린 7월 한 달 506억불로 사상 최고를 찍었음. 시장에선 밈코인에 몰리던 단타 수요를 예측시장이 빨아들이는 중이라고 봄. 밈코인은 고점이 언제 올지 아무도 모름. 반면 선거나 물가 베팅은 정해진 날 정답이 나옴 (종목만 바뀌었지 도박판인 건 그대로)
◾버크셔해서웨이 (워런 버핏이 키운 투자회사)가 이탈리아 기술회사 벤딩스푼스 (BSP)에 3억3천만불을 더 넣음. 시가보다 13%쯤 싸게 새 주식을 받는 조건. 7월 상장 때 넣은 돈까지 합치면 지분은 4%. 발표 날 주가는 41% 뛰었음. 벤딩스푼스 CEO는 버크셔가 오랜 롤모델이라며 반색함. 한물간 사업을 사서 현금을 뽑아 낸 원조가 버크셔이기 때문. 버크셔해서웨이라는 이름부터 버핏이 1965년 손에 넣은 망해 가던 섬유회사 이름임
◾이 회사 본업은 이름은 다 아는데 성장이 멈춘 앱 사 모으기. 메모 앱 에버노트, 파일 전송 위트랜스퍼, 영상 플랫폼 비메오, 원조 인터넷 포털 AOL, 행사 예약 이벤트브라이트가 전부 이 회사 것. 9월엔 협업툴 에어테이블 인수도 끝냈음. 2022년 몸값이 175억불이던 화이트보드 앱 미로는 그 10분의 1 값에 사기로 함. 인수 자금 상당 부분은 빚. AOL을 살 땐 JP모건·골드만삭스 등에서 28억불을 빌렸음
◾회사를 사고 나면 하는 일은 늘 같음. 직원을 확 줄이고, 값을 올리고, 자기네 기술로 갈아 끼움. 에버노트는 인수 뒤 미국 직원 대부분을 내보냈고, 유료 요금은 두 배 가까이 올렸음. 위트랜스퍼는 직원 75%를 줄이겠다고 했음. 비메오도 올해 1월 대규모 감원에 들어갔음. 사용자 불만은 쌓였지만 떠나기 귀찮은 사용자가 남아 있는 한 돈은 계속 들어옴. 메모 수천 개를 쌓아 둔 사람한텐 요금 인상보다 이사가 더 큰 일 (요금 인상만큼 개발비 안 드는 신기능도 없음)
◾인수로 덩치를 키운 회사. 매출은 2년 새 3배 넘게 불었음 (2023년 3억8,700만불 → 2025년 13억1천만불). 근데 대부분이 새로 사들인 회사 몫. 원래 갖고 있던 사업만 보면 올해 2분기 성장률은 3%에 그쳤음. 빚도 같이 불어 순부채가 40억불을 넘음. 몸값은 작년 10월 비상장 투자 때 110억불에서 지금 330억불로 3배가 됐음. 계속 사들여야 커 보이는 구조. 이번 버크셔 돈도 회사가 밝힌 쓸 곳은 추가 인수
◾버크셔는 원래 기술주를 잘 안 사는 걸로 유명했음. 애플을 살 때도 버핏은 기술회사가 아니라 사람들이 매일 쓰는 소비재로 봤음. 결과는 버크셔 역사상 최고의 투자 중 하나. 벤딩스푼스도 그 눈으로 보면 기술주가 아님. 갈아타기 귀찮은 앱에서 꾸준히 돈을 뽑는 구조. 값을 올려도 손님이 안 떠나는 씨즈캔디 (1972년 버크셔가 산 초콜릿 회사)와 닮은꼴. 버크셔가 주당 33불에 받기로 한 주식은 벌써 55불을 넘었음. 계약서 잉크도 마르기 전에 70% 가까이 번 셈
◾미국 정유사 주가가 이란 전쟁 뒤로 많게는 두 배 넘게 뛰었음. 전쟁 직전인 2월 말과 비교하면 마라톤페트롤리엄 (MPC)이 141%, 발레로 (VLO)가 117% 올랐음. 셋 중 가장 덜 오른 필립스66 (PSX)도 87% 상승. 정제마진 (원유를 사서 휘발유·경유로 바꿔 파는 차익)이 커졌기 때문. 휘발유·경유를 섞어 계산한 정제마진은 지금 배럴당 60불대로, 1년 전 20불대의 세 배 가까이 오름
◾원유보다 휘발유·경유 같은 석유제품이 더 귀해진 상황. 전쟁 뒤로 중동 정유시설이 공격 표적이 되면서 석유제품 공급이 흔들렸음. 그중 트럭·배가 쓰는 경유가 제일 귀함. IEA (국제에너지기구)는 3분기 세계 경유 공급이 하루 170만 배럴 줄었다고 봄. 세계 경유 재고는 내년 하반기에야 회복될 전망. 미국 경유 재고도 1년 전보다 12% 적음. 원유보다 그걸 휘발유·경유로 바꿀 공장이 더 모자람
◾미국 정유사는 그 와중에 원료까지 쌈. 유럽·아시아 정유사는 비싼 운임과 원유값에 마진이 깎이는 중. 반면 미국은 자국산 원유를 싸게 받아 마진이 사상 최고권. 그러니 공장을 최대로 돌림. 미국 정유 가동률은 93.5%로 1년 전보다 8%p 가까이 높음. 정유소가 몰린 멕시코만 연안은 96%를 넘김. 발레로는 22일 3분기 실적을 냄. JP모건은 발레로 세전이익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때인 2022년 최고 기록보다 24% 많을 걸로 봄
◾그 돈은 운전자 지갑에서 나옴. 미국 휘발유 소매가는 갤런당 4.33불로 1년 전보다 1.27불 비쌈. 트럭·배·농기계가 쓰는 경유는 6.18불로 1년 새 2.51불이나 올랐음. 9월 미국 소비자물가에서 휘발유 값은 한 달 새 9% 뛰며 전체 물가를 다시 밀어 올렸음. 경유 값은 트럭 운임을 거쳐 마트 진열대의 거의 모든 물건값에 붙음. 휘발유·경유발 물가가 뛰니 연준이 금리를 더 올릴 거란 걱정도 커지는 중
◾한국은 정부가 값을 묶어 둔 구조. 석유 최고가격제로 정유사 공급가를 휘발유 리터당 1,784원, 경유 1,773원에 막아 뒀음. 그래서 브렌트유가 전쟁 전보다 46% 오르는 동안 국내 휘발유는 10% 가까이 오르는 데 그쳤음. 정유업계는 손실이 7~8조원이라고 주장함. 근데 보전용으로 잡아 둔 나랏돈은 4조2천억원밖에 없음. 16일 오늘이 제도 시행 뒤 11번째 가격 결정이 나오는 날 (운전자가 덜 낸 기름값을 나랏돈과 정유사 손실이 메우는 중)
◾SK Inc(SK그룹 지주회사), 최태원 회장이 지분 1.34%를 마이클 델 집안 투자사가 운영하는 펀드에 5,440억원에 팔기로 함. 이혼 재산분할금 마련용 지분 매각 9,440억원의 일부이고, 나머지 0.94%는 한국투자증권이 4,000억원에 받음 (Reuters via The Star)
◾GlobalFoundries(미국 파운드리 3위권), 일본이 최대 210억불을 대고 GF가 운영하는 300mm 반도체 공장 2곳을 뉴욕주에 짓기로 결정. 미국 정부는 같은 거래로 GF 지분을 두 배로 늘림. 발표 다음 날 주가는 장 초반 5% 넘게 빠졌다가 0.4% 하락으로 마감 (Yahoo Finance)
◾Anduril(팔머 러키가 세운 미국 방산 스타트업), 직원들이 가진 주식을 주당 94.8불에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창구를 열었음. 이 값으로 치면 기업가치는 약 900억불로, 5월 투자 때 600억불보다 50% 높음. 매각 한도는 약 13억불이고, 11월 9일까지 신청을 받음 (Benzinga via Yahoo)
◾Lufthansa, 에어프랑스-KLM을 제치고 포르투갈 국영 항공사 TAP 지분 인수 우선협상자로 뽑힘. 1단계 인수 금액은 약 12억유로. EU 승인이 남았고, 거래를 마무리하기까지 1년 반~2년이 걸릴 전망 (Euronews)
◾Fairfax Financial('캐나다의 버핏' 프렘 왓사가 이끄는 보험·투자 그룹), 인도 정부와 국영 보험사 LIC가 가진 IDBI은행 지분 60.72%를 5,287.8억루피 (약 56억불)에 사는 낙찰자로 선정됨. 본계약과 인도 중앙은행 승인이 남음 (Fairfax)